29년 만의 부활 석유 최고가격제 시행, 내 차 기름값 얼마나 내려갈까?
요즘 출퇴근길에 주유소 간판 보기가 두렵다는 분들 참 많으시죠. 하룻밤 자고 일어나면 무섭게 치솟는 기름값 때문에 당장 주말 나들이부터 포기해야 하나 한숨이 나오게 마련입니다.
이런 답답한 상황 속에서 정부가 1997년 이후 무려 29년 만에 석유 최고가격제라는 아주 강력한 조치를 꺼내 들었습니다.
석유 최고가격제 기름값은 얼마나 싸질까
가장 궁금하신 부분은 역시 당장 내가 내는 기름값이 얼마나 줄어드는지일 텐데요. 이번 제도는 전국의 1만 3천여 개 주유소를 일일이 단속하는 복잡한 방식이 아닙니다.
SK, GS, S-Oil, 오일뱅크 같은 소수의 거대 정유사들이 주유소에 넘기는 공급 가격 자체의 상한선을 막아버리는 스마트한 방식을 택했습니다. 물줄기의 가장 윗부분을 잠가서 자연스럽게 우리 동네 주유소의 가격까지 안정되게 만들겠다는 전략입니다.
정부는 2주마다 싱가포르 국제 석유제품 가격 변동률을 반영해 최고가격을 새롭게 정하게 됩니다.
이번 1차로 발표된 품목별 상한액이 어떻게 되는지, 기존보다 얼마나 저렴해졌는지 한눈에 파악하실 수 있도록 정리해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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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품목 | 1차 최고가격 | 기존 공급가 대비 하락 폭 | 특수 지역 상한 (5% 예외) |
|---|---|---|---|
| 보통휘발유 | 리터당 1,724원 | 109원 하락 | 리터당 1,743원 |
| 자동차용 경유 | 리터당 1,713원 | 218원 하락 | 리터당 1,732원 |
| 실내 등유 | 리터당 1,320원 | 408원 하락 | 리터당 1,339원 |
※ 섬이나 산간 도서 지역은 물류비의 특수성을 감안해 5% 이내의 추가 할증이 허용됩니다.
위의 표를 보시면 알 수 있듯 경유와 실내 등유의 하락 폭이 눈에 띄게 큽니다. 겨울철 난방비로 걱정이 많으신 분들이나 화물 운송을 생업으로 하시는 분들에게는 가뭄에 단비 같은 소식이 아닐 수 없습니다.
주유소에 기름이 없다고 하면 어떡하죠
가격이 강제로 싸지면 공급하는 쪽에서는 기름을 팔지 않고 쟁여두려고 할 수 있습니다. 나중에 비싸질 때 팔려는 얄팍한 속셈 때문인데요.
정부도 바보는 아니기 때문에 이런 꼼수를 막기 위한 철저한 대비책을 함께 준비했습니다.
정유사들은 작년 이맘때 팔았던 유류 물량의 90% 이상을 무조건 시장에 풀어야만 합니다. 또한 우리나라에서 쓸 기름도 부족한데 해외로 빼돌리는 것을 막기 위해 석유 수출 물량도 작년 수준으로 꽉 묶어버렸습니다.
만약 이를 어기고 꼼수를 부리다 적발되면 3년 이하의 징역이나 1억 원 이하의 벌금을 내야 하고 두 번 걸리면 아예 영업정지를 당하게 됩니다.
게다가 역대 최대 규모인 2246만 배럴의 국가 전략비축유까지 넉넉하게 풀어 시장에 기름이 말라버리는 사태를 원천 차단하고 있습니다.
정유사의 손실 보전과 지역 상권 살리기
그렇다고 민간 기업인 정유사들에게 일방적으로 희생만 강요하면 결국 산업 시스템 자체가 흔들릴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정부는 최고액 정산위원회를 만들어서 정유사들이 억울하게 손해 본 금액을 꼼꼼히 따져 지원해주기로 했습니다.
여기서 눈여겨볼 점은 이재명 대통령이 강조한 지역화폐를 통한 선별적 지원 방식입니다. 정유사나 유통망에 현금을 쥐여주는 대신 지역화폐를 활용함으로써 동네 소상공인들의 매출도 함께 오르는 긍정적인 경제 효과를 노리고 있습니다.
위기를 기회로 삼아 지역 경제의 핏줄까지 따뜻하게 데우겠다는 똑똑한 접근입니다.
석유최고가격제 언제까지 유지될까
물론 가격을 억지로 누르는 제도는 오래가면 반드시 부작용이 생기기 마련입니다. 과거 헝가리나 미국에서도 비슷한 제도를 길게 유지했다가 오히려 주유소에 기름이 동나서 시민들이 큰 고통을 겪은 뼈아픈 역사가 있습니다.
우리 한국은행 역시 이 제도가 길어지면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고 조언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정부는 이 제도를 평생 유지하는 것이 아니라 호르무즈 해협의 물리적 봉쇄가 풀리고 정유사 세전 공급가격이 리터당 1800원 아래로 2주 이상 안정되게 유지되면 미련 없이 제도를 해제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제도가 끝날 때쯤에는 잠시 보류해두었던 유류세 추가 인하 카드를 꺼내 들어서 기름값이 다시 튀어 오르는 일 없이 부드럽게 원래의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습니다.
29년 만에 다시 등장한 이번 조치가 부디 성공적으로 마무리되어서 팍팍한 우리 가계 경제에 시원한 숨통을 틔워주기를 진심으로 바라봅니다.
당장 내일 출근길, 동네 주유소의 가격표가 얼마나 착해져 있는지 한 번 유심히 살펴보시는 것도 좋겠습니다.
